노인들을 현자로 모시는 [책]내가 알고 있는 걸 당신도 알게 된다면























 오랜 인생을 살아온 어르신을 현자로 칭하는 책, "내가 알고 있는 걸 당신도 알게 된다면"


 다른 어떤 책보다 더 귀하게 다가온 것은 노인들을 공경의 대상이라기보다는 이미 쓸모없어진 잉여 존재로 생각하고 부양해야 하는 골칫거리로 생각하는 현대 사회에서 이런 책이 나왔기 때문이다. 어르신들의 오랜 인생경험으로 우러나온 삶의 지혜들을 겸손한 마음으로 후대에 전하고자 하는 저자의 취지가 너무 마음에 들었다. 책의 도입부분에서 책을 집필하게 된 계기가 나오는데 저자가 50대에 접어들면서 살아야 할 시간보다 되돌아볼 시간이 길어지면서 이미 인생의 많은 나날들을 살아온 현자들에게서 지혜를 얻고자 했다고 소개한다. 거창하게는 '인류 유산 프로젝트'를 통해 '삶을 위한 30가지 해답'을 찾아서 집필한 것이다.


 실제로 1000명이 넘는 노인들로부터 정보를 얻었고 그것을 정리하고 분류해 책을 썼다고 하는데 여기에 참여한 노인들의 평균수명을 80세라고 하면 8만년의 인생 동안의 지혜가 담겨 있는 셈이다. 책의 많은 부분이 실제로 노인들과의 대화를 그대로 녹취록을 작성해서 옮겨 놓은 듯하다. 더욱이 놀라운 사실은 이 책은 성공한 노인들만을 대상으로 정보를 취합한 책이 아니라는 것이다. 많은 자기계발서들이 이렇게 하니 이렇게 성공하더라 하는 성공담들만을 이야기하는데, 이 책에서는 이혼, 자녀와의 갈등 등 직접 실패를 통해서 배운 것들을 노년에까지 통회함으로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다. 이러한 점이 우리의 삶에서 더욱 실제적인 고민들에 대해 구체적이고 모든 질문들에 대한 해답은 아닐지라도 많은 부분에서 방향을 가리켜준다.


 어찌보면 고리타분한 이야기들이 나오지 않을까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이 책에 나와있는 현자들은 절대 고리타분하지 않다는 것이다. 내가 이 책에서 만날 수 있었던 현자들은 80이 넘은 나이에도 새로운 하루가 주어졌음에 감사하고 자유를 만끽하면서 살아가는 사람들이며,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아서 하기를 젊은이들에게 적극적으로 권하는 한 편, 자신들도 행복을 위해서 지금도 움직이는 사람들이었다. 물론 보수적인 부분들은 있다. 남자에게나 여자에게나 정조를 지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역설하는 부분이나, 결혼을 할 때는 매우 신중하게 생각하고 결정해야 하며 배우자와의 관계는 정말 피치 못할 경우가 아니라면 계속해서 지켜가야 한다는 부분들에서는 특히나 그렇다. 하지만 이것들은 어디까지나 이해 가능한 부분이지 않은가?


 개인적으로 많은 공감을 하게 된 부분은 부부생활에 대한 부분이었다. 평생을 함께 보낼 좋은 친구를 찾아야 하고 공유할 수 있는 부분을 많이 만들어야 한다는 삶의 지혜가 참 와닿았다. 부부의 연을 맺었다면 같이 생활을 하면서 계속해서 같은 공간에서 시간을 보낼 일이 많고 어딘가를 가고 어떤 일을 하든 함께하게 되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니 배우자를 위해서 고심하고 선택의 순간까지 계속해서 생각을 해야하는 기준 중에 '얼마나 끌리는가?'도 중요하지만 '얼마나 가치관을 공유할 수 있는가?'가 더욱 중요하지 않을까!


 이미 배우자를 만나서 결혼 생활을 하는 중이라면 지금 배우자와 함께 즐길 수 있는 취미를 찾는 것도 매우 좋겠다. 우리 부부는 둘 다 사진에 관심이 부쩍 생겨서 사진기를 하나씩 들고 나서면 특별히 어딘가 돈을 들여 나가지 않아도 - 기름값을 제외하면 - 큰 돈이 들어갈 일이 없이 사진을 찍고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책 혹은 영화를 좋아한다면 함께 보고 작품이나 감독에 대해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 정기적으로 갖는 것도 매우 좋겠다. 무엇보다 서로의 다른 가치관과 살아온 환경을 인정하고 이제는 함께 같은 가치관을 가지고 같은 마음을 품고 살아갈 수 있도록 많은 대화가 필요할 것이라 생각한다. 지금까지는 각자 혼자서 생각하고 자신의 신념이나 가치관을 따라 행동해왔다면, 이제 가정을 생각하고 나 외에 다른 가족 구성원에게 미칠 영향도 생각해야 한다.


 상당히 많은 생각을 하게 하고 또 어떻게 해야할까 오히려 많은 질문을 던져준 부분은 "의지적으로 행복을 선택하라"는 부분과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아라"하는 부분이었다. 의지적으로 행복하기로 선택하는 것은 책을 읽으면서 그리고 읽고 나서 계속해서 노력해보는데 그게 쉽지 않다. 그러나 어떤 말을 하는 것인지 그 지혜를 조금 더 실제적인 예화를 통해서 많이 배우게 됐다.


 지금 내가 하는 일을 생각하면 행복하고 즐거운가? 지금 내 삶을 보면 그것은 아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일을 할 생각에 눈살이 찌푸려지는가 아니면 설레이는 마음이 있는가 하는 질문에도 긍정적인 대답이 나오지 않는다. 다른 많은 이들도 나와 같은 상황일거라고 생각하지만, 어째서 많은 이들이 그렇다고 나도 그래야 하는가! 나는 매일의 삶에 행복감을 느끼고 나의 일에 설레이는 인생을 살 수 없는건가 하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이 책을 읽고 나서 생각하게 되는 것들은 많고 대부분의 생각들은 아직도 머리 위를 빙글빙글 맴돌고 있다. 마음에 깊이 와닿는 삶의 지혜들도 많다. 조금 더 나이를 먹고 아이를 키우면서 다시 한 번 읽어보고 싶은 책이고 아이들이 커가고 자녀들의 인생을 위한 조언을 해줄 나이가 되면 또 읽어보고 싶은 책이다.





내가 알고 있는 걸 당신도 알게 된다면
국내도서>자기계발
저자 : 칼 필레머(Karl Pillemer) / 박여진역
출판 : 토네이도 2012.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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