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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청년부를 졸업하기에 앞서 드는 생각들.





















 청년회에 속해서 교회 생활을 한 지가 벌써 십년에 가까워지는데 이제 곧 장년부로 가야 한다. 청년부 안에서 만난 아내와 결혼을 하고 결혼식도 교회에서, 결혼식 끝나고도 청년들과 축하 파티까지 했다. 여러 가지로 나의 20대를 채운 공동체를 졸업하게 되니 마음이 복잡한게 당연한 것도 같다.


 지금 마음을 채우고 있는 것들 중 가장 큰 것은 "아쉬움"이다. 떠날 때에 아쉬움을 채우는 것보다는 기쁨으로 행복하게 떠날 수 있으면 좋을 것을, 그게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내가 뭐 대단한 사람은 아니지만 있는 동안에 내가 가지고 있는 것들을 많이 나눠주고 졸업할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 커서 더 아쉽다. 동생들을 바라 보면 참 귀하고 착한 아이들인데 더 많이 돌보아 주지 못했다. 더 많은 대화를 나누지 못했고, 그렇기에 더 많은 마음과 은혜를 나누지도 않았다. 그 아이들에게 더 넓은 꿈을 꾸게 해주지도, 더 굳센 믿음의 기반을 다지게 돕지도 못했다. 이러한 것들이 고스란히 아쉬움으로 남는다.


 또 하나의 아쉬움은 청년 공동체의 전체적인 틀이 잡히지 못했다는 점이다. 나름 내가 청년들 중에서 가장 오래 청년공동체에 속해 있었던 편인데, 많은 문제점들이 있었고 변화를 시도해 볼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내가 그리 중추적인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든다. 1년 동안 회장을 맡았을 때엔 내가 너무 시간을 낼 수 없는 상황이었으며, 그 이후에는 시간은 조금 더 낼 수 있었으나 내게 조직을 구성한다거나 하는 능력이 없었다. 만약 내가 어느 조직을 꾸려 나가야 하는 일이 나중에라도 생길 수 있을텐데 이런 면에서는 내가 능력을 더 계발해야겠다.


 개개인에 있어서 대화를 시도하면 마음을 터 놓고 이야기 해 줄 청년들이 많이 있다는 건 참 좋다. 하지만 시간을 충분히 낼 수 없었고, 대화가 가능한 정도의 관계는 만들었지만 정작 대화를 통해 변화를 이끌어 내기엔 부족했다. 이토록 부족한 나에게 마음을 열어 준 많은 청년들에게 너무 고맙다. 그리고 그렇게 마음을 열어줬지만 더 다가가서 품어 주지 못해서 미안하다.


 내가 앞으로 할 수 있는 것들이 뭐 달리 있을까. 함께 할 수 있는 동안 함께 하고 한 번이라도 더 안아주고, 마음과 마음으로, 사람과 사람으로 만날 수 있으면 좋다.